빙글빙글~ 강아지 꼬리 쫓기 이유는?
자기 꼬리를 잡기 위해 뱅글뱅글 도는 강아지의 모습을 많이들 접하셨을 거에요. 자기 꼬리를 몸의 일부로 여기지 않고 장난감처럼 생각하는 건지, 날 보라고 시위(?)를 하는 건지 궁금하게 생각한 분들이 많을 텐데요. 오늘 똑 소리나는 반려인 프로젝트에서 강아지가 꼬리를 쫓는 이유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
품종에 따라 꼬리 쫓기처럼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유전적 기질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베르만의 옆구리 빨기(flank sucking)나 불테리어는 빙빙 돌기(whirling)가 그것인데요. 이렇게 품종에 따른 이유도 있지만, 강아지들의 나이도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강아지의 일생 중 양 끝에 해당하는 시기의 개들이 보통 꼬리를 쫓거나 깨무는데요. 어린 강아지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자신의 몸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됩니다. “계속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니! 넌 뭐냐? 꼭 잡고야 말겠다!”하고 꼬리를 신체의 일부라기 보다는 장난감으로 여기는 거라 볼 수 있어요. 이렇게 어릴 때 꼬리를 쫓는 건 보통 반려인의 개입이 필요 없는, 지나가는 단계입니다.
그럼 노년기에 접어든 개들이 갑자기 꼬리를 쫓거나 물기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지 장애입니다. 시각, 청각, 사고력 등의 예리함이 저하되면서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하게 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행동 교정을 위한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반려인들이 벽지를 뜯고, 휴지통을 뒤엎고, 쿠션을 찢어 놓는 행동은 문제행동으로 생각하지만, 꼬리를 쫓아 계속 도는 행동은 귀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물론 이것이 그저 잠깐의 놀이나 장난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행동 교정과 치료가 필요한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 그냥 놀이 아니었어?
긴 시간 혼자 있는 개들은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소파에 누워 있는 게 싫증났을 수도 있고, 제한된 자극만 주어져 질렸을 수도 있죠. 또, 강아지들은 모두 각 품종과 나이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으로 적절한 활동량이 있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다양한 문제행동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럴 때 강아지들이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쌓여 있는 에너지와 스트레스를 발산하기 위해 꼬리를 쫓는 걸 놀이처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산책, 인터렉티브 장난감 등으로 강아지의 활동량을 충족시켜주면 되는데요. 활동량이 부족한 게 아니라 단순히 지루해 하는 아이들이라면 시간을 들여 문제를 해결해야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퍼즐 장난감을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 반려인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반려인들은 강아지가 꼬리를 쫓는 모습을 보며 귀여워하고 즐거워합니다. 다른 일을 하던 반려인이 꼬리를 쫓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는 것이 몇 차례 반복된다면 반려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계속 꼬리를 쫓기 시작합니다. 긍정 강화가 이뤄진 거죠. 안타까운 점은, 반려인이 즐거워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지 말라는 잔소리나 꾸짖음 역시 ‘관심’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어찌 됐든 반려인의 주의가 자신에게 쏠린다는 건데요. 그래서 혼내는 것도 꼬리 쫓기(물기)를 긍정적으로 강화시키는 요소가 된다고 해요.
해결책은 무관심입니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연예인들의 이야기처럼, 반려견이 꼬리를 쫓거나 깨물 때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무시해야 해요. 그리고 꼬리를 쫓지 않고 얌전해졌을 때 칭찬하거나 간식을 줘 꼬리를 쫓으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기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좋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 의학적 이유일까?
평소 전혀 이런 행동을 보이지 않던 반려견이 갑자기 꼬리를 쫓고 물기 시작한다면 수의사를 찾아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아픔을 줄이기 위해 아픈 배를 움켜쥐거나 문지르는 것처럼 날카로운 물체에 꼬리를 긁히거나 어딘가 꼬리가 세게 부딪히는 등 다친 강아지들은 아픈 곳을 핥거나 깨물 수 있습니다. 또는 직장 밖으로 이동하는 촌충과 같은 기생충이나, 다양한 요인으로 유발되는 알러지, 습진(핫스팟; hot spot), 벼룩이나 진드기 같은 외부 기생충 때문에 엉덩이 주위가 가려울 때도 이런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는 항문낭(항문샘; anal gland)이나 꼬리뼈에 영향을 주는 신경학적 문제일 수도 있어요.
이는 해당되는 의학적 문제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달에 한 번 구충제 복용으로 내외부 기생충을 예방해주세요. 벼룩이나 진드기, 모기의 경우 사람의 모기패치나 팔찌처럼 강아지용 목줄이 있어 이를 착용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알러지는 혈액 검사나 피부 반응 검사로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겠죠. 항문낭(항문샘)에 문제가 있다면 엉덩이를 땅에 끌거나(scooting), 항문 쪽에서 평소보다 악취가 날 수 있습니다. 또는 변비 같은 배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 대변에 피나 고름이 섞여 나올 수도 있다고 해요. 의학적 이유로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주세요!
# 강박적인 행동일 수도…?
불행하게도.. 강아지 역시 사람처럼 강박장애를 앓을 수 있습니다. 강박장애는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건데요. 물건을 만질 때마다 이후 손을 씻는 행동, 물건을 항상 반듯하게 각잡아 정리하는 행동 등이 강박장애인데요. 강아지는 이런 행동 대신 꼬리를 쫓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해요.
또, 분리불안으로 고통을 받는 반려견들은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는 것처럼 꼬리를 쫓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어떤 강아지들은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아니면 산책길이나 마당에 새나 고양이 같은 다른 동물이 있을 때 꼬리를 쫓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위에 의학적 이유에서 넘어와, 다친 후 꼬리를 깨무는 행동이 자신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었고, 이를 인지했다면 꼬리를 깨무는 행동이 강박적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시작했든 간에, 강박장애를 가진 반려견들은 끊임없이 꼬리를 쫓거나 깨물고, 이는 강박적인 습관이 됩니다. 다쳤는데 계속 꼬리를 깨문다면 상처 부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잘 낫지도 않게 되죠. 이런 자해의 고리를 깨기 위해선 강아지와 반려인 모두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의사나 행동교정 전문가가 알려준 행동교정 훈련이 필요할 수도 있고,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가장 좋은 건 반려인이 꼬리 쫓기를 시작하는 트리거를 찾는 겁니다. 강아지가 [새를 보고 → 흥분하고 → 꼬리를 쫓는다]면 새를 발견하는 즉시 강아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른 놀이를 하는 등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는 것이 중요해요. 이것이 보상으로 느껴지지 않게 꼬리를 쫓기 전에 주의를 돌려야 하는 걸 기억해주세요!
출처: 한국반려동물Acade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