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털이 하얘진다?
극심한 스트레스 또는 불안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역사 속 인물인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와 천자문의 저자 주흥사의 일화가 유명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을 때 폭격의 생존자들의 머리카락도 그들이 겪었던 불안감으로 인해 하얗게 변했다고 하고, 미국 대통령들의 임기 전, 후를 사진으로 비교했을 때 임기 말에 흰머리가 눈에 띠게 많아졌다는 내용도 보도되었었습니다. 그런데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털이 하얗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오늘 똑 소리나는 반려인 프로젝트에서는 이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도 스트레스와 관계 없이 노화에 따라 흰 털이 늘어납니다. 개들은 보통 7살~8살이 되면 흰 털이 주둥이와 얼굴 부분에서 꽤 눈에 띄게 나타나죠. 개의 털이 흰색으로 변하는 이유는 노화를 비롯해 다양하겠지만, 그 중 스트레스나 불안도 하나의 요인이라는 것이 2016년 응용동물행동과학(Applied Animal Behavior Science) 12월호를 통해 보고됐습니다. (편의를 위해 털색은 흰색으로 통일하겠습니다.)
1살에서 4살까지, 다양한 품종의 개 400마리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 개의 얼굴 사진을 찍는다.
ⓑ 반려인에게 반려견의 불안감과 충동적인 행동을 판단하기 위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 조사에 대한 응답과 사진 속 개들이 주둥이에 얼마나 많은 흰색 털을 보이는 지 비교한다.
주둥이에 흰색 털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야 했기 때문에 털 색이 너무 밝은 개들은 제외했다고 합니다. 주둥이에 흰색 털의 범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 0단계부터 주둥이 부위가 전부 흰색인 3단계까지 총 4단계로 구분됐습니다. 설문 조사 문항은 21가지로, 혼자 집에 남겨질 때 짖거나 낑낑대는지, 사람들을 만나면 움츠리거나 숨는지 등의 불안 증상과 끊임 없이 뛰어오르고 짖거나 사람을 쫓아다니는지, 산만한지, 기다려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운지 등 충동적인 증상에 대한 것이 포함됐다고 해요.
결과는 예상하셨던 것처럼 불안감과 충동적인 행동을 많이 나타내는 반려견일수록 흰색 털이 난 부위가 넓었다고 합니다. 수컷보다 암컷에게서 더 많이 보여졌고, 큰 소리와 낯선 사람, 낯선 동물을 무서워하는 개일수록 주둥이 부위의 털이 흰색이었다고 해요.
보통 4살 이전에는 주둥이 부위에 흰색 털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른 시기에 흰색 털이 보인다면 수의사를 통해 반려견의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대해 전문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만약 불안,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판명되면 행동 교정이나 프레셔 랩(pressure wrap 또는 anxiety wrap; 몸을 압박해 품에 안겨 있는 것 같은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재킷이나 천을 이용해 묶는 법) 등의 방법으로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털 색상이 밝은 아이들보다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아이들에게서 확연히 보이기 때문에 밝은 털을 가진 개를 기르는 반려인 분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보이는 신호를 체크해야 하는데요. 사실 이러한 신호는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는 법! 다음 시간에는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나는 신호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출처: 한국반려동물Acade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