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소화 시간은 얼마일까?
밥을 주면 게 눈 감추듯 후루룩 먹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이렇게 허겁지겁 먹어도 소화하는데 문제는 없는 걸까요? 개들이 소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 똑 소리나는 반려인 프로젝트에서는 개의 소화와 관련된 재미 있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개가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개의 소화 과정에 관여하는 건 먹이를 줄 때와 배변을 위해 개를 데리고 나올 때뿐인데요. 개의 소화 과정은 우리와 얼마나 비슷할까요?
# 개의 소화 과정
개의 위장관(GI tract)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입(mouth)에서 식도(esophagus), 위(stomach), 소장(small intestine)의 여러 부분을 지나 대장(large intestine)을 거쳐 항문(anus)까지입니다. 개의 소화는 입에서 나오는 침과 함께 시작되는데요. 개는 사람보다 음식을 씹는 시간이 적기 떄문에, 식도를 더 부드럽게 통과하기 위해 침은 음식 입자를 분해하고 코팅하는 역할을 합니다.
식도를 지나 위로 들어간 음식은 이곳에서 물과 산으로 이뤄진 유미즙(chyme; 미즙)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지며, 이 유미즙이 소장으로 이동하면 몸이 사용할 수 있는 영양소의 분리가 진행됩니다. 음식물은 소장의 세 부분을 거치는데, 소장의 처음 부분에서는 유미즙을 십이지장(duodenum)과 간(liver), 췌장(pancreas)의 효소와 호르몬으로 처리해 유미즙의 산도를 떨어뜨려요.
소장의 두 번째 부분인 빈창자(jejunum; 공장)는 영양분을 추출, 흡수합니다. 빈창자에 촘촘하게 자리한 융모가 유용한 영양소를 잡아 혈류로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장의 마지막 부분은 회장(ileum)으로, 남아있는 영양소가 무엇이든 흡수해요. 대장은 기본적으로 수분을 제거하고 배설물을 압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음식물이 위장관을 이동하는 전반부가 으깨고, 녹이고, 체에 거르는 과정이었다면, 후반부는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을 박테리아로 처리하고, 대변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인거죠.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개의 소화와 관련해서 어떤 흥미로운 사실들이 있을까요?
# 개의 소화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
1) 개의 소화관이 전체 면역 시스템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퓨리나 리서치(Purina Research)의 과학자인 수의학 박사 멜린다 플레밍(Melinda Fleming)은 “개 면역체계의 70%는 내장과 관련이 있으며, 불안한 소화관은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 최적의 효율로 소화 과정이 이뤄졌을 때, 음식물이 개의 입에 들어가서부터 배설될 때까지 습식 사료 한 캔은 4시간에서 6시간, 같은 양의 건식 사료는 10시간에서 12시간이 걸립니다. 건강한 강아지라도 장이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지, 물을 충분히 마시는지, 대형견인지 소형견인지, 산책을 얼마나 하는지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한 끼의 소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요.
3) 개의 위는 pH가 매우 강한 산성 환경입니다. 사람의 위산이 pH 4~5인 것에 비해 개의 위산은 pH 1~2인데요. 이렇게 강한 산도는 개들이 고기와 뼈를 소화시키고 해로운 박테리아에 의해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뉴욕 오차드 파크(Orchard Park)에 위치한 오차드 파크 수의학 센터(Orchard Park Veterinary Medical Center)의 수의사인 데이비드 브루머(David Brummer) 박사는 “음식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위산은 사람과 개에게 매우 유사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네. 개들도 타는 듯한 가슴 통증인 속쓰림(heartburn)을 겪을 수 있어요.
4) 늑대 같은 개들의 조상들은 대부분 쉽게 뜯고 삼킬 수 있는 고기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씹을 필요가 있는 식물들도 먹었죠. 과거의 유산으로 인해 사람은 음식을 더 잘게 부수고 갈 수 있게 턱을 좌우로 움직여 씹을 수 있고 닿는 면이 넓은 어금니를 가지고 있지만, 개는 위아래로만 음식을 씹을 수 있으며 자르고(cut), 씹고(chew), 으스러뜨리는(crush) 역할을 하는 이빨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개가 사료나 고기 등 음식을 먹을 때 우리처럼 꼭꼭 씹어 잘게 부순 후 삼키지 않는다는 건 아마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어떤 아이들은 흡입하는 수준으로 음식을 삼키는데요. 삼키기 전에 가장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 큰 음식만을 씹는다고 해요.
6) 개들은 고양이와 달리 잡식 동물로 여겨집니다. 그 이유에 대해 수의사인 Carolyn Jochman 박사는 과거 그들의 조상과 달리 오늘날의 개들은 사람과 함께 살며 “길들여지면서 식물성 영양소를 소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적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는데요. 대부분의 정상적인 개들은 탄수화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해요.
7) 고양이를 육식동물로 보는 이유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공급원에서 구할 수 있는 특정 영양소 섭취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타우린(taurine),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 등인데요. 개는 스스로 체내에서 생성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비타민 C도 개는 체내에서 스스로 생성합니다.
8) 배설물(Feces)은 약 60~70%가 수분이고, 나머지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 죽은 박테리아, 그리고 일부 무기질로 이뤄져 있습니다. 개의 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protein), 비타민(vitamin), 지방(fat) 등 실제 영양소는 대부분 우리가 주는 개 사료의 양보다 적기 때문에 소화과정을 거친 후 만들어지는 대변이 많습니다.
9) 설사와 구토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보호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동물병원을 찾아가고, 질문을 올리는 증상이 아마 설사와 구토가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이렇게 빈번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신장(kidney)이나 간(liver), 일부 내분비 장애(endocrine disorder) 등 보다 위험한 질병의 첫 번째 증상일 수 있다고 해요.
10) 개의 대변은 개의 소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가시적인 신호일뿐만 아니라, 개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입니다. 변비, 설사, 색상 등 비정상적인 대변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설사나 구토, 변비 등 이상 증상이 며칠 간 지속되거나 피가 섞여 있다면 수의사의 검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체중 감소, 식욕 저하 등 다른 징후와 결합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설사나 변비의 경우 더 복잡한 질병일 수도 있다고 하니 배설물을 얼마나 자주 배설하는지, 대변의 단단함, 색상 등 일관성을 매일 잘 살피고 관찰해주시고, 평소와 다르다면 병원으로 데려가주세요.
출처: 한국반려동물Academy